수목원이사장 에세이언론이 본 나남 조상호

출판운동은 암흑기 '말길' 구실
매체명 : 한겨레   게재일 : 1997-07-05   조회수 : 10410

한겨레 | 1997. 7. 5.

 

출판운동은 암흑기 '말길' 구실

 

 

출판인 조상호(47, 나남출판사 대표) 씨가 유신체제와 전두환 정권 시기 출판이 수행한 언론적 기능에 대한 연구로 한양대 대학원 신문방송학과에서 8월 박사학위를 받는다.

그는 학위논문 “한국 출판의 언론적 기능과 시대적 역할에 관한 연구”에서 “언로가 완전히 차단된 1970~1980년대에는 사회과학 출판이 우리 사회에 비판적 담론을 형성하고 대중들에게 민주화의 절박성을 인식하도록 해주었다”고 평가한다.

조 씨는 1972년 유신체제의 등장과 1975년 ‘동아ㆍ조선일보 사태’로 상징되는 언론의 재갈 물리기에 대한 반발에서 출판운동이 출발했다고 본다.

해직 언론인들은 이른바 ‘종각번역실’을 만들어 해외의 사회비판 서적들을 번역 소개했으며, 전예원ㆍ한길사 등 출판사를 직접 세우기도 했다.

1980년대 들어 광주민주항쟁의 경험과 전두환 억압체제의 등장은 반체제 변혁운동의 급진화와 더불어 좌파출판의 활성화를 가져왔다. 작가 황석영 씨의《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로 대표되는 1980년대의 출판 저널리즘은 대학생들의 교육매체 노릇을 했고, 1987년 6월 항쟁을 이끌어낸 언론기능을 수행했다는 게 그의 시대 평가다.

 

글 | 이상수 기자

이전글 아웃사이더, 그 화려한 창조적 소수
다음글 조상호 사장의 박사학위논문을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