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원이사장 에세이언론이 본 나남 조상호

출판은 '사람의 이야기'를 파는 일
매체명 : 조선일보   게재일 : 2009-10-31   조회수 : 5860

조선일보 | 2009. 10. 31.

 

출판은 '사람의 이야기'를 파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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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의병장의 꿈

 

 

언론학을 중심으로 사회과학과 인문학, 문학 서적까지 망라한 출간 목록을 가진 나남출판 조상호 대표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출판 인생을 중간 정리했다. 책은 본인이 각종 매체에 기고한 글 등을 모은 1부와 언론에 비친 모습(2부), 김형국 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 등 지인들이 본 모습(3부)으로 구성돼 있다.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한 나남출판 30년이라는 부제처럼 책을 읽다 보면 출판업은 책 장사라기보다는 사람 장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마추어 바둑 6단의 고수로 수많은 학자, 문인과 바둑을 두면서 교유하는 수담(手談)을 비롯해 김준엽 전 고려대 총장 같은 이를 스승으로 모시며 사숙(私淑)하는 태도 등이 그렇다. 그래서 그의 글 곳곳에는 오생근(불문학자) 형 김영주(김지하 시인의 부인) 누나처럼 선배 후배 형 누나가 무수히 등장한다. 그렇지만 막상 원고를 들고 온 절친한 선배에게도 "읽어볼 테니 두고 가시라"고 못되게 굴기도 한다.

좋은 원고를 위해 삼고초려를 마다하지 않다가도 들어온 원고 앞에서는 까탈을 부리기도 하는 이 모든 것이 출판행위라는 것을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는 책이다.

 

글 | 김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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